I. 비판자가 계승자가 된 이유
취임 전, Scott Bessent 는
Janet Yellen 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유는 단기채 편중이었다.
Yellen 은 임기 내내
장기채 발행을 억제하고
단기 T-bill 에 국채 조달을 집중시켰다.
비판론자들은 이것을
단기 유동성 조작, 인위적 금리 억제라 불렀다.
Bessent 도 그 비판론자 중 한 명이었다.
그런데 그가 취임하고
2025년 2월 첫 번째 Quarterly Refunding
Announcement 를 발표했을 때,
장기채 발행 규모는 그대로였다.
시장이 예상했던 "term-out",
단기채에서 장기채로의 전환은
일어나지 않았다.
비판자가 계승자가 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절반만 본 것이다.
Bessent 는 Yellen 의 전략을
유지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전혀 다른 레이어를 덮었다.
그 레이어가
지금 시장에서 작동하고 있는
Shadow Mechanism
(공식 선언 없이 작동하는
유동성 공급 회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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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3-3-3 플랜: 숫자가 아니라 설계도
Bessent 는 취임 전부터
경제 비전을 "3-3-3 플랜" 으로 정의해왔다.
3% 실질 GDP 성장,
3% 수준으로의 재정적자 축소 (GDP 대비),
하루 3백만 배럴 에너지 증산.
2028년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것을 수치 목표로만 읽으면
실현 가능성 논쟁에서 끝난다.
실제로 현재 미국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6~7% 수준이고,
CBO 는 향후 10년간 평균 6% 적자를 전망한다.
3% 달성을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약 10조 달러의 재정 감축이 필요하다.
그러나 Bessent 가 이 플랜을 제시한
진짜 맥락은 따로 있다.
그는 에너지 증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That would substantially decrease the oil price,
which is one of the number one drivers
of inflation expectations.
And then, back to the Fed,
they could go into a proper easing cycle."
에너지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그것이 Fed 의 완화를 가능하게 한다.
3-3-3 은 단순한 재정 계획이 아니다.
Treasury 가 Fed 에 작동 조건을 제공하는
구조적 설계다.
Bessent 자신의 표현으로는
지금 미국은 "last-chance bar and grill" 에 있다.
성장으로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다.
그 위기감이
그의 모든 정책 행동의 기저에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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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부채 관리의 재설계:
바이백이 말하는 것
Yellen 의 전략을 유지하면서
Bessent 가 동시에 한 일이 있다.
바이백 프로그램의 구조적 확대.
2025년 7월 Quarterly Refunding 에서
Treasury 는 바이백 연간 목표를
3천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장기채 long-end 운용 빈도를 두 배로 늘리고,
쿼터당 유동성 지원 한도를
300억 달러에서 380억 달러로 확대했다.
2026년부터는 카운터파티 범위도 넓혔다.
바이백이란 Treasury 가
시중에 이미 유통 중인 구형 국채를
사들이는 행위다.
직접적인 신규 자금 공급은 아니다.
그러나 구조적 효과는 분명하다.
장기채를 시장에서 흡수하면
유통 물량이 줄고,
그만큼 장기금리에 하방 압력이 작용한다.
Fed 가 채권을 사지 않아도,
Fed 가 QE 를 선언하지 않아도,
Treasury 의 바이백이
그 기능의 일부를 대신 수행한다.
시장 분석가들이 이것을
Shadow QE 라고 부르는 이유다.
아무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Fed 가 움직이지 않을 때
장기금리를 안정시키는 완충 기제다.
1편에서 다룬 Warsh 의 맥락과 연결하면,
구도가 더 선명해진다.
Warsh 가 Fed 의 발언을 없앤 그 자리에,
Bessent 가 Treasury 의 행동을 채워 넣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장기채 바이백이 효과를 내려면
금리가 안정되거나 하락하는 환경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란전이 일시적으로 그 방향을 역전시켰다.
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기대 재점화,
장기금리 상방 압력이 동시에 작용했다.
Bessent 의 선택지는 크게 둘이다.
경기 슬로우다운을 용인해
수요 위축으로 인플레이션을 누르거나,
이란 리스크가 해소되어
유가가 정상화되는 것을 기다리거나.
실제로는 두 경로가 동시에 작동 중이다.
단기적으로 장기금리의 고공 유지를
어느 정도 감수하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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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eSLR 개혁:
은행을 채널로 재활성화
바이백과 함께 진행된
두 번째 레이어가 있다.
eSLR (강화 레버리지 비율 규제,
enhanced Supplementary Leverage Ratio) 개혁.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대형 은행들에게
엄격한 레버리지 규제를 부과했다.
총자산 대비 Tier 1 자본을
일정 비율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요건이다.
문제는 이 규정이
가장 안전한 자산인 미국 국채까지
총자산에 포함시킨다는 점이었다.
은행들은 국채를 보유할수록
규제 부담이 커지는 역설적 구조에 갇혀 있었다.
국채 시장에서의 중개 역할이 위축됐고,
시장이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dash-for-cash" 현상이 반복됐다.
Bessent 는 취임 후 일관되게
eSLR 개혁을 요구했다.
2025년 11월 Treasury Market
Conference 에서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혔고,
2025년 12월 연방 금융 규제기관들이
최종 규정을 확정했다.
미국 8개 G-SIB
(Global Systemically Important Banks,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 은행.
JPMorgan, Bank of America, Citigroup 등
미국 금융 시스템의 핵심 대형 은행들이다) 의
eSLR 요건이 일률 5% 에서 3.5~4.25% 로
하향됐다.
Bessent 는 이 개혁으로
10년물 국채 금리가 30~70bp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결과는 부분적이다.
은행들의 trading portfolio 는 확대됐지만,
investment portfolio 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기대했던 대규모 국채 수요 급증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구조적 방향은 명확하다.
은행이 국채 보유의 부담 없이
시장 중개 역할을 다시 할 수 있는 조건,
그 인프라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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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두 레이어가 만드는 회로
바이백 확대와 eSLR 개혁.
이 두 가지를 합치면
Bessent 가 설계한 회로의 윤곽이 보인다.
공급 측면에서,
장기채 발행 규모는 유지하지만,
바이백으로 장기 유통 물량을 흡수한다.
순공급을 압축해 장기금리를 관리한다.
수요 측면에서,
eSLR 완화로 은행의 국채 보유 여력을
확대한다.
money market fund 와
stablecoin provider 들도
단기채 수요의 새로운 구조적 매수자로
부상 중이다.
이 회로가 작동하는 한,
Fed 가 금리를 동결하고 있어도
금융 조건은 금리 표면이 보여주는 것보다
완화되어 있을 수 있다.
이것이 지금 투자자들이
이해해야 할 핵심이다.
금리표가 말하는 것과
실제 유동성 조건이 다를 수 있는 구조.
그 괴리를 만드는 것이
Bessent 의 Treasury 다.
그렇다면 왜 지금 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하게 느껴지는가.
이 질문은 자연스럽다.
Shadow Mechanism 이 작동 중이라면,
유동성은 왜 아직 돌아오지 않는가.
답은 이렇다.
Shadow Mechanism 은
유동성을 새로 만드는 장치가 아니다.
긴축의 속도를 늦추는 완충재에 가깝다.
Fed 의 QT (양적 긴축) 는 아직 진행 중이고,
신규 국채 발행 물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란전이 만든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은
명목 금리가 같아도
실질 유동성 조건을 더 타이트하게 만든다.
Bessent 의 회로가 없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타이트했을 것이다.
그것이 이 설계의 실제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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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영향력 회로의 재배치
여기서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
Bessent 가 하고 있는 일은
단순한 부채 관리 기술이 아니다.
과거에는 금융 조건을 결정하는 변수가
사실상 하나였다.
Fed 가 무엇을 할 것인가.
시장의 모든 시선이 거기 집중됐다.
지금은 다르다.
Treasury 의 발행 구조, 바이백 규모,
eSLR 개혁, 은행 규제 완화.
이 복수의 레버가
Fed 의 결정과 독립적으로
금융 조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것을 "연준 권력의 이전"이라고 부르면
과잉 해석이다.
Fed 의 금리 결정권과 독립성은 건드리지 않았다.
그러나 영향력 회로의 재배치라고 부르면
정확하다.
"Fed 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동급으로,
"Treasury 가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시장 분석의 중심에 들어왔다.
1951년 Treasury-Fed Accord 이후
Fed 는 행정부로부터 독립적 권한을 확보했다.
Bessent 의 설계는
그 공식 독립성은 유지하면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정부 쪽으로
일부 복원시키는 방식이다.
더 정교하고, 그래서 더 지속 가능한 형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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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 설계의 한계
Bessent 의 회로는
전제 조건을 갖고 있다.
3-3-3 플랜의 핵심 중 하나인
재정적자 감축이 실현되지 않으면,
Treasury 가 공급해야 할 국채 물량은
계속 늘어난다.
2025 회계연도 종료 시점,
재정적자 대 GDP 비율은
6.5% 에서 5.9% 로 하락했다.
Bessent 는 "앞자리 숫자가 5가 됐다"고 했다.
그러나 목표인 3% 까지는
아직 3%p 의 거리가 있다.
바이백이 Shadow QE 역할을 하고
은행이 국채 중개를 확대해도,
공급이 그 속도보다 빠르게 늘어나면
장기금리에 대한 하방 압력은 한계에 부딪힌다.
Bond vigilante 가
언제든 다시 등장할 수 있는
구조적 여지가 여기 있다.
Bessent 의 설계가 정교할수록,
그 설계가 작동하지 않을 때의 충격도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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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I. 다음 질문
Warsh 는 Fed 를 침묵시켰다.
Bessent 는 그 침묵 속에서
별도의 유동성 회로를 작동시키고 있다.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그리고 그 방향이 시장의 흐름과 일치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그 질문에 답하는 사람이 있다.
Stanley Druckenmiller.
그는 이 정렬을 어떻게 읽고 있는가.
시리즈 3편에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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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세 편으로 구성됩니다.
1편: Warsh 와 Price Discovery 선언 (게재 완료)
2편: Bessent 와 Treasury 의 재설계 (현재 읽고 계신 글)
3편: Druckenmiller 가 읽는 정렬



